근육도 성격이 다르다
운동을 하다 보면 “근육이 잘 붙는 체질이다”, “나는 지구력이 좋아서 오래 뛰는 건 괜찮은데, 근력은 부족한 것 같다”는 말을 종종 듣게 됩니다. 마치 체질이나 운동 스타일에 따라 근육이 다른 것처럼 느껴지지만, 사실 이건 단순한 느낌이 아닙니다. 우리 몸의 근육은 실제로 두 가지 종류의 섬유로 구성되어 있으며, 그 특성과 기능이 완전히 다릅니다.
바로 적근(지근, slow-twitch muscle fibers)과 백근(속근, fast-twitch muscle fibers)입니다. 이 두 가지 근육 섬유는 생리적 구조, 작용 속도, 에너지 소모 방식, 피로 저항성 등에서 차이를 보입니다.
오늘 블로그 글에서는 적근과 백근의 차이, 각각의 운동 특성과 활용법, 그리고 운동 목적에 따른 트레이닝 전략까지 깊이 있게 알아보겠습니다. 이론을 바탕으로 한 실제 운동 적용까지 알아보는, 흔하지 않은 독창적인 접근을 통해 진짜 내 몸에 맞는 운동법을 찾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적근(지근)이란? – 느리지만 끈질긴 근육
적근(Slow-Twitch Muscle Fibers)은 이름 그대로 ‘느리게 수축하는 근육 섬유’입니다. 혈관이 풍부하게 분포되어 있고, 미토콘드리아와 미오글로빈 함량이 높아 붉은색을 띠기 때문에 ‘적근’이라 불립니다. 미오글로빈은 산소를 저장하는 단백질로, 이 덕분에 산소를 지속적으로 공급받아 장시간 운동이 가능해집니다.
대표적인 적근의 특징은 다음과 같습니다:
- 지구력이 뛰어남
- 수축 속도는 느리지만 피로에 강함
- 지속적인 유산소 운동에 적합
- 미세하지만 탄탄한 근육을 형성
- 장거리 달리기, 자전거, 수영 등에 최적화
즉, 적근은 '느림의 미학'을 가진 근육입니다. 폭발력은 없지만 지속적인 반복 운동에서도 성능이 떨어지지 않는 성격을 가지고 있어, 유산소 기반 운동을 오래 지속할 수 있는 체질을 만들고자 할 때 적근 강화가 핵심이 됩니다.
백근(속근)이란? – 강하고 빠르지만 쉽게 지친다
반면 백근(Fast-Twitch Muscle Fibers)은 빠른 수축 속도와 강한 힘을 낼 수 있는 근육 섬유입니다. 산소 공급이 적고 미오글로빈 함량도 낮기 때문에 색이 옅고 희게 보여 ‘백근’이라 불립니다. 대신 글리코겐 저장량이 많아 무산소 상태에서도 빠르게 에너지를 생성하고 즉각적인 반응을 보일 수 있습니다.
백근의 대표적인 특징은 다음과 같습니다:
- 수축 속도가 빠르고 힘이 셈
- 피로가 빨리 오지만 순간적인 폭발력 우수
- 단거리 전력질주, 역도, 점프 등 고강도 운동에 적합
- 근육 크기 증가와 관련 깊음 (근비대 효과가 큼)
즉, 백근은 '단시간 고출력'에 특화된 근육입니다. 짧고 굵은 운동을 선호하거나, 근육을 키우는 데 중점을 두는 웨이트 트레이닝, 또는 순간적인 퍼포먼스가 중요한 스포츠(예: 축구, 농구, 단거리 육상 등)에서는 백근의 발달이 매우 중요합니다.
적근과 백근의 주요 차이점 비교

이처럼 적근과 백근은 생리학적 기능뿐 아니라 운동 전략 측면에서도 완전히 다른 특성을 보입니다.
그렇다면 내 몸은 어떤 유형의 근육이 더 많은 걸까요?
적근형 vs 백근형 – 유전과 훈련의 상호작용
많은 사람들은 “나는 원래 유산소에 강하다”거나, “나는 근육이 잘 붙는 체질”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실제로 적근과 백근의 비율은 유전적으로 타고나는 경향이 강합니다. 어떤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적근 섬유가 더 많고, 어떤 사람은 백근이 우세한 체질로 태어납니다.
하지만 중요한 건, 이 비율은 어느 정도 훈련으로 바꿀 수 있다는 점입니다. 완전히 바뀌지는 않더라도, 운동 방식에 따라 특정 근섬유의 기능을 강화하고 비중을 키울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장시간 러닝을 반복하면 적근 섬유가 더 발달하고, 고중량 웨이트 트레이닝을 지속하면 백근 섬유의 크기와 기능이 향상됩니다. 즉, 자신의 목적과 체질을 파악한 후 그에 맞는 트레이닝을 구성한다면, 적근과 백근의 균형을 맞추고 최대한의 운동 효과를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
운동 목적에 따른 적근, 백근 활용 전략
● 체지방 감량 & 유산소 능력 향상 → 적근 위주 트레이닝
- 지속적인 유산소 운동: 걷기, 조깅, 자전거, 수영
- 고반복 저중량 트레이닝: 맨몸운동, 근지구력 루틴
- 운동 시간: 한 세션 30분 이상, 주 4~6회
- 목표: 체지방 연소 + 심폐 기능 향상
● 근육 발달 & 체형 변화 → 백근 강화 루틴
- 고중량 저반복 웨이트 트레이닝: 데드리프트, 스쿼트, 벤치프레스
- HIIT 인터벌 운동: 스프린트, 점프, 케틀벨 스윙
- 세트 구성: 3~5세트 / 6~10회 반복
- 목표: 근비대 + 기초대사량 상승
중요한 건 이 두 가지를 이분법적으로 나눌 필요는 없다는 것입니다.
적근과 백근은 모두 중요하며, 균형 잡힌 운동 루틴 속에서 서로 보완적 역할을 합니다. 오히려 현대의 피트니스 전략은 이 두 가지를 혼합적으로 훈련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적근과 백근, 식단에서도 구분할 수 있을까?
운동뿐 아니라 영양 섭취 전략도 적근과 백근의 활용과 연관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지구력 기반의 적근 훈련을 할 경우, 운동 전후 탄수화물 중심의 식사가 중요합니다. 에너지 저장과 유지가 핵심이기 때문이죠.
반면, 백근 발달을 위한 근비대 루틴을 할 경우, 단백질 섭취량을 늘리고 총 칼로리 섭취량을 증가시키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이는 손상된 근섬유를 재생시키고, 근육 성장을 촉진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즉, 운동 목적에 따라 적근과 백근을 구분한 식단 설계도 운동 효과를 더욱 극대화할 수 있는 전략 중 하나가 됩니다.
적근과 백근을 이해하면 운동이 달라진다
운동을 잘하고 싶은데 방향이 잘 안 잡히고, 운동을 해도 효과가 잘 안 나는 것 같다면, 이제는 ‘근육의 성격’부터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적근과 백근, 이 두 가지 근육 섬유를 이해하는 것은 단순한 이론 공부가 아니라, 운동 전략의 시작점이자 내 몸과 대화하는 방법입니다.
장시간 운동에 강한 근육이 필요한지, 아니면 짧고 강한 폭발력을 키우고 싶은지.
지속력 중심의 심폐 능력을 기르고 싶은지, 근육량을 늘려 기초대사량을 높이고 싶은지.
당신이 선택하는 방향에 따라, 훈련 방식도, 루틴 구성도, 식단도 달라져야 합니다.
근육은 단순히 크기만 중요한 게 아닙니다.
그 안에 어떤 섬유가, 어떤 속도로, 어떤 방식으로 작동하고 있는지를 이해할 때, 우리는 운동을 보다 똑똑하게, 그리고 효율적으로 할 수 있습니다.
지금 당신의 운동 루틴, 적근과 백근 중 어디에 더 초점을 맞추고 계신가요?
오늘부터는 이 두 가지 근육 섬유의 밸런스를 고려한 루틴 설계로, 더 깊고, 더 체계적인 운동 계획을 수립해 보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운동과 건강'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운동은 했는데 왜 그대로일까? 홈트 효과 없는 이유 5가지 (0) | 2025.03.31 |
---|---|
베타알라닌 효과부터 부작용까지 – 운동 퍼포먼스를 바꾸는 과학적 성분 (0) | 2025.03.29 |
EPOC 운동 효과 완전 정리 – 운동 후에도 계속되는 칼로리 연소의 비밀 (0) | 2025.03.28 |
인체의 에너지 대사, 왜 알아야 할까? ATP-PCr이 중요한 이유 (0) | 2025.03.28 |
근력운동 후 절대 하면 안 되는 5가지 행동 – 당신도 하고 있나요? (0) | 2025.03.27 |